≪한없이 투명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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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안에서 모든 것이 보인다."


이탈로 칼비노가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묘사한 투명한 도시처럼, 우리는 때로 가장 선명한 순간들을 투명함 속에서 마주한다. 그것은 아침 햇살이 유리창을 통과하며 만드는 무지개빛 스펙트럼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한없이 투명한 날들》은 벗이미술관 소속 작가 김경두, 김용원, 이해, 차동엽의 작품을 통해 예술의 가장 원초적이고 진실한 순간들을 조명한다. 네 작가는 제도화된 예술 교육이나 사회적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로 세상을 해석하고 표현해왔다. 그들의 시선은 일상 속 가장 소박한 장면들을 투명한 감각으로 포착한다.


네 작가의 작업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진실에 대한 순수한 갈망이다. 기교나 형식에 앞서, 그들은 삶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표현하는 진솔한 언어를 구사한다. 직관적인 감각, 반복적인 행위, 내면의 소리에서 비롯된 깊은 울림이 그들의 작품 안에서 투명하게 드러난다.


투명함은 비어있음이 아니라 충만함이다. 물이 투명하기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듯이, 이들의 예술은 투명한 시선으로 세상의 모든 색깔과 형태를 순수하게 받아들인다. 그 결과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서 보지 못했던 일상의 경이로움이 드러난다.


이 전시에서 만나는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들의 작업은 예술의 변방이 아니라 그 중심에 있다. 그들의 예술은 기술이 아닌 감각에서, 교육이 아닌 본능에서, 사회적 기준이 아닌 자신에게 충실한 시선에서 출발한다.


전시장을 거닐며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한다. 예술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는가. 그리고 당신의 일상 속 '투명한 날'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김경두, 김용원, 이해, 차동엽 작가가 포착한 투명한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예술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힘을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힘, 잊혀진 감각을 일깨우는 힘,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안의 투명한 진실과 마주하게 하는 힘이다.



■ 작가 소개

동물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 법 — 김용원, 이해

김용원의 화면에는 하나의 동물이 온 세상을 채운다. 강렬한 색채와 반복되는 선들이 만나 생명체 하나의 존재감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그가 그린 동물은 현실의 색을 입지 않는다. 대신 작가만이 느끼는 그 존재의 본질적 색깔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선 하나하나에는 김용원이 그 동물과 나눈 대화가 스며있고, 보는 이는 그 직관적 언어를 통해 작가의 내면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이해의 작품 속에서 동물 가족들은 조용한 일상을 살아간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 속에서, 사랑과 유대의 순간들이 투명하게 흘러간다. 각각의 동물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함께 있고, 때로는 조용히 사색한다. 이해가 포착한 것은 화려한 드라마가 아닌, 일상 속 가장 소중한 감정들의 투명한 순간이다. 그의 화면은 또 하나의 자연이 되어, 관람자에게 잊고 있던 따스함을 다시 일깨운다.


질서 속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 — 김경두

김경두는 펜 끝에서 피어나는 로봇의 세계를 통해 질서의 투명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의 세밀한 선묘 속에서 기계의 구조는 하나의 건축이 되고, 정밀함은 하나의 시가 된다. 반복적이고 치밀한 선들이 만들어내는 형상은 실제 설계도를 연상시키지만, 동시에 작가만의 상상 속 질서를 드러낸다. 정적인 화면 속에서도 기계가 숨 쉬는 듯한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김경두가 질서와 구조 안에서 발견한 투명한 생명력 때문이다.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 — 차동엽

차동엽의 눈에 비친 일상은 전혀 새로운 색깔을 입는다. 버스 정류장, 거리의 풍경, 도시의 건물들이 과감한 색감과 직관적인 구도를 통해 투명하게 재탄생한다. 그가 사용하는 원색의 힘은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만들고,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의 리듬과 정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차동엽의 작품 앞에서 관람자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우리가 스쳐 지나간 그 평범한 순간들에는 정말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을까? 그의 투명한 시선을 통해 우리는 일상에 숨어 있던 섬세한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 벗이미술관

아시아 최초의 아웃사이더 아트(Outsider Art) 및 아트브룻(Art Brut) 전문 미술관인 벗이미술관은 2015 년 개관 이래, 제도권 밖의 예술을 조명하며 한국 사회에 아직 낯선 이 장르의 가치를 소개하고 있다. 제도적인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창작자들을 발굴하고 연구하며, 이들의 고유한 시선을 담은 전시를 기획해 예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설계 단계부터 베리어 프리(Barrier-Free) 공법을 도입하여 장애인과 노약자, 교통 약자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실현하고 있다. 벗이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아웃사이더 아트의 인식 개선과 대중화를 위한 적극적인 실천의 장이다. 발달장애 예술인을 위한 '벗이미술제', 그리고 비전공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레지던시벗이' 등 특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창작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2 년에는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로 이어지는 '갤러리벗이'를 개관하며 창작자들의 생태계를 더욱 실질적으로 확장해 나아가고 있다. 현재는 용인시 기흥구에 '아트룸벗이'와 '갤러리벗이 2 호점'을 개관하여, 더 많은 대중이 아웃사이더 아트를 쉽게 접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넓혀가고 있다.



전시 운영 안내

운영 시간: 오전 9 시 – 오후 6 시

관람료: 무료

오시는 길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용구대로 2354 1층 아트룸벗이

문의 : 0507-1461-2157

@artmuseumversi @artroomversi www.ver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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