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작가 작품 한자리 전통민화, 현대적 감각 재구성 무수한 선 세계 밀도있게 표현 서로 다른 기억 회화적 언어 해석
▲ 벗이미술관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 전경.
벗이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6 1분기 오티즘(autism, 자폐증)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는 서로 다른 감각 구조와 인지 경험으로 상이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작가 7인(권세진, 김병윤, 김수광, 김치형, 박찬흠, 손우진, 이재영)을 소개한다.
전시는 전통 민화의 상징적 질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김병윤의 회화적 실험에서부터 시작한다. 한지 위 수묵채색을 통해 민화 특유의 담백한 운필과 평면적 색채감을 유지하는 그의 작업은 명확한 형태감과 균형 잡힌 화면 구성으로 현대적 미감까지 살려낸다.
박찬흠은 무수한 선의 집적을 통해 특유의 세계를 구축한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드로잉은 대상에 대한 관찰의 깊이와 감정의 밀도를 동시에 드러낸다. 권세진은 도시와 기계의 구조 속에서 발견되는 질서를 회화적 언어로 번역한다. 산업화의 기호들이 단순한 기술적 재현을 넘어, 구조와 감성의 경계에서 재해석된 새로운 시각 장면이다.
▲ 벗이미술관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 전경.
▲ 벗이미술관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 전경.
김치형은 블랙 유머와 서사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기이하고도 매혹적인 세계를 선보인다. 익숙한 현실의 공간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우리가 외면해 온 불안과 공포, 인간 본성의 양면을 드러낸다. 시간과 기억, 세계의 구조를 시각적 질서로 전환하는 손우진은 미세한 도형과 기호, 건축 형태를 조합해 복잡한 질서를 화면 위에 구축한다.
이처럼 전시에 소개된 작업들은 규범적 형식이나 통념적 미술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다. 작가 개개인이 체감해 온 리듬과 흐름이 유일한 구성 원리로 작동해, 전시 공간은 서로 다른 감각적 주파수가 교차하고 반응하는 장이 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장애와 예술, 제도와 표현, 기준과 다양성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전복시켜 사유의 계기를 선사한다. 작가들이 구축한 감각의 언어는 예술이 무엇을 다루고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확장하고, 관람객에겐 감각의 차이를 인지하고 응답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 벗이미술관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 전경.
전시를 기획한 김유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특정한 감각을 설명하거나 해석하기보다, 서로 다른 감각의 구조가 전시 공간 안에서 나란히 존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며, "작가들의 작업은 감각의 차이를 결핍이나 특이성으로 규정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또 하나의 유효한 방식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벗이미술관이 새해를 맞아 특별한 예술적 만남을 준비했다. 벗이미술관은 3월 1일까지 갤러리벗이(처인구 양지면)에서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연다. 전시는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구축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박성호, 나의 새로운 방, 2022, Oil on canvas, 90.9×72.7cm
‘벗이미술제’는 2016년부터 벗이미술관이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해 온 시각예술 공모전이다. 제도권 밖에서 발현되는 창작 세계를 조명해 온 미술제는 작가 개인의 고유한 실천이 관람객과 만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 됐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공모에서는 안정된 조형성과 작업의 정합성을 보여준 작가 다섯 명이 선정됐다. 전시는 이들이 각자 삶에서 길어 올린 기억과 감각, 경험을 서로 다른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대상을 수상한 박준수 작가는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하며,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했다. 그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은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며, 개인의 경험을 건축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최우수상 수상자 박성호 작가는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방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사물과 패턴, 표면의 질감으로 일상적 공간을 회화적으로 풀어냈다. 화면 속 공간은 시선의 이동과 관계의 형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되는 장으로 기능하며, 개인의 생활 공간이 새로운 감각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이들 외에 대담한 색조와 비현실적 이미지의 결합은 감상자를 화면 안으로 깊이 끌어들인 권라빈,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로 인물의 개성과 회화적 행위의 에너지를 전면에 드러낸 정장우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재형 작가는 안정된 구도와 절제된 조형 감각을 바탕으로 여행에 대한 동경을 회화적으로 풀어냈다.
이 전시는 벗이미술관이 신경다양성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지해 온 시간과 작가들이 쉼 없이 이어 온 작업의 축적이 맞닿아 있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확장된 작가들의 시간은 전시 공간 안에서 교차하며 화면의 분할과 공간의 재편, 감각의 조직을 통해 다층적인 회화적 풍경을 이룬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큐레이터는 “공모전으로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안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그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문의 벗이미술관 031-333-2114)
용인 벗이미술관은 오는 3월 1일까지 관내 전시 공간 갤러리벗이에서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열린 제9회 벗이미술제에서 수상한 5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으로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풀어낸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벗이미술제'는 지난 2016년부터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원해 온 시각예술 공모전으로, 지난 공모에서는 안정된 조형성과 작업의 정합성을 보여준 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했다.
박준수 작가의 작품 '환희의 순간. 사진=벗이미술관
대상 수상자 박준수 작가의 작품은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해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한다. 작품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은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고, 작가의 개인적 경험은 건축적으로 재구성돼 관람객은 기억의 여러 모습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최우수상 수상자 박성호 작가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방으로 초대하는 작품들은 사물과 패턴, 표면의 질감을 통해 일상적 공간이 회화적으로 조직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작품은 시선의 이동과 관계의 형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돼 개인의 생활 공간도 새로운 감각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박성호 작가의 작품 '나의 새로운 방'. 사진=벗이미술관
이 외에도 환상적인 색채와 형상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현실적 세계를 구축한 권라빈 작가,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로 인물의 개성과 회화적 행위의 에너지를 드러낸 정장우 작가, 안정된 구도와 절제된 조형 감각을 바탕으로 여행에 대한 동경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이재형 작가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벗이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안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시아 최초로 아웃사이더 아트를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는벗이미술관(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이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선보이고 있다.
‘벗이미술제’는 2016년부터 미술관이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원해 온 것으로 이번 전시회에선 지난해 제9회 벗이미술제를 통해 선정된 다섯 명의 수상 작가가 참여한다.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구축된 회화 작업을 마주하게 된다.
대상 수상자 박준수는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하며,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한다. 그의 회화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에선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며, 개인의 경험을 건축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탐구할 수 있다.
최우수상 수상자 박성호는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방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사물과 패턴, 표면의 질감을 통해 일상적 공간을 회화적으로 조직한다. 화면 속 공간은 정적인 배경이 아니라, 시선의 이동과 관계의 형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되는 장으로 기능하며, 개인의 생활공간이 새로운 감각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알린다.
권라빈은 환상적인 색채와 형상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현실적 세계를 구축한다. 대담한 색조와 비현실적 이미지의 결합은 감상자를 화면 안으로 깊이 끌어들이며, 상상과 내면의 정서가 교차하는 시각적 공간을 마주하게 한다.
정장우, 바스키아. 벗이미술관 제공
이재형, 피사의 사탑. 벗이미술관 제공
정장우는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로 인물의 개성과 회화적 행위의 에너지를 전면에 드러냈다. 과장된 몸짓과 거침없는 붓질은 화면에 즉각적인 생동감을 부여하며, 일상적인 장면에 유희적 긴장과 리듬을 형성한다.
이재형은 안정된 구도와 절제된 조형 감각을 바탕으로 여행에 대한 동경을 회화적으로 풀어낸다. 작가가 마주하고자 하는 이국의 풍경은 작업의 출발점이 되며, 각 장소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정서는 이미지 구성의 단서로 작용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은 화면 전반에 정서적 균형과 시각적 안정성을 형성하며, 관람객이 작가가 구축한 회화적 공간 안에서 감상의 흐름을 따라 사유하도록 유도한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큐레이터는 “이번 수상작 전시는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안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그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벗이미술관은 2026년 1분기 기획전 《Enigmatic Senses :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를 개최한다. 전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를 지닌 일곱 명의 작가가 각자의 고유한 감각 경험을 토대로 구축한 시각적 세계를 선보인다.
벗이미술관 기획전《Enigmatic Senses :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이 1월 23일부터 4월 19일까지 열린다.
본 전시는 ‘낯선 감각’을 비일상의 환상이나 특이한 경험으로 환원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전환되는 지점, 즉 인식의 층위가 다층적으로 열리는 사유의 장으로 조명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서로 다른 감각 구조와 인지 경험을 바탕으로 각기 상이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전통적 도상을 현대적 색채로 재해석하는 회화적 실험, 반복적 선의 축적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작업, 자연의 패턴과 내면의 정서를 긴밀히 연결하는 구성, 도시와 기계 구조를 분석적으로 분해하는 접근 등이 전시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동물의 형상을 색과 패턴으로 확장하거나, 복잡한 도식 속에서 기억과 질서를 탐색하는 작업은 개인의 인지 경험이 어떻게 시각적 구조로 조직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작업은 규범적 형식이나 통념적 미술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다. 작가 개인이 체감해온 리듬과 흐름이 작업의 유일한 구성 원리로 작동하며, 전시 공간은 서로 다른 감각적 주파수들이 교차하고 반응하는 장으로 전환된다. 관람자는 이 과정 속에서 감각의 충돌과 접속을 경험하며,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전반을 다시 사유하게 된다.
벗이미술관 기획전《Enigmatic Senses :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이 1월 23일부터 4월 19일까지 열린다.
벗이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장애와 예술, 제도와 표현, 기준과 다양성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다시 사유하고자 한다. 작가들이 구축한 감각의 언어는 예술이 무엇을 다루고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확장하며, 관람자에게는 감각의 차이를 인지하고 응답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또한 우리가 세계를 읽는 방식이 결코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감각의 다양성이 열어 보이는 또 다른 인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유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특정한 감각을 설명하거나 해석하기보다, 서로 다른 감각의 구조가 전시 공간 안에서 나란히 존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며, “작가들의 작업은 감각의 차이를 결핍이나 특이성으로 규정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또 하나의 유효한 방식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1월 23일부터 4월 19일까지 벗이미술관( 처인구 양지면 학촌로 53번길 4)에서 개최하며, 관련 문의는 미술관에 전화하면 된다.
자폐 스펙트럼 작가 7인이 펼치는 감각 인식의 확장 벗이미술관은 2026년 1분기 기획전 《Enigmatic Senses :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를 개최한다. 전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를 지닌 일곱 명의 작가가 각자의 고유한 감각 경험을 토대로 구축한 시각적 세계를 선보인다. 본 전시는 ‘낯선 감각’을 비일상의 환상이나 특이한 경험으로 환원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전환되는 지점, 즉 인식의 층위가 다층적으로 열리는 사유의 장으로 조명한다.
권세진, 〈 Land Rover Range Rover. BTTF Equipment Refurbished 〉, 2024, 캔버스에 아크릴 &펜, 53.0 x 72.7cm
김병윤, 〈일월오봉도〉, 2024, 한지 위 수묵채색, 90.9 x 72.7cm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서로 다른 감각 구조와 인지 경험을 바탕으로 각기 상이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전통적 도상을 현대적 색채로 재해석하는 회화적 실험, 반복적 선의 축적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작업, 자연의 패턴과 내면의 정서를 긴밀히 연결하는 구성, 도시와 기계 구조를 분석적으로 분해하는 접근 등이 전시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동물의 형상을 색과 패턴으로 확장하거나, 복잡한 도식 속에서 기억과 질서를 탐색하는 작업은 개인의 인지 경험이 어떻게 시각적 구조로 조직되는지를 보여준다.
김수광, 〈정글에 간 무지개 코끼리〉, 2023, 캔버스에 아크릴, 73 x 53.5cm
김치형, 〈물고기와 바닷속〉, 2025, 종이에 마커, 45 x 30cm
이들의 작업은 규범적 형식이나 통념적 미술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다. 작가 개인이 체감해온 리듬과 흐름이 작업의 유일한 구성 원리로 작동하며, 전시 공간은 서로 다른 감각적 주파수들이 교차하고 반응하는 장으로 전환된다. 관람자는 이 과정 속에서 감각의 충돌과 접속을 경험하며,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전반을 다시 사유하게 된다.
박찬흠, 〈별고을〉, 2022, 캔버스에 아크릴, 80.3 x 116.7cm
손우진, 〈사랑해〉, 2024, 종이판넬에 혼합재료, 72.7 x 90.9cm
이재영, 〈마음의 숲-1〉, 2025, 캔버스에 혼합매체, 72.7 x 72.7cm
벗이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장애와 예술, 제도와 표현, 기준과 다양성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다시 사유하고자 한다. 작가들이 구축한 감각의 언어는 예술이 무엇을 다루고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확장하며, 관람자에게는 감각의 차이를 인지하고 응답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Enigmatic Senses :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는 우리가 세계를 읽는 방식이 결코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감각의 다양성이 열어 보이는 또 다른 인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유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특정한 감각을 설명하거나 해석하기보다, 서로 다른 감각의 구조가 전시 공간 안에서 나란히 존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며, “작가들의 작업은 감각의 차이를 결핍이나 특이성으로 규정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또 하나의 유효한 방식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용인 벗이미술관은 오는 3월 1일까지 관내 전시 공간 갤러리벗이에서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개최한 제9회 벗이미술제에서 수상한 5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으로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풀어낸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벗이미술제’는 지난 2016년부터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원해 온 시각예술 공모전으로, 지난 공모에서는 안정된 조형성과 작업의 정합성을 보여준 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했다.
박준수 작가의 작품 ‘환희의 순간. 사진=벗이미술관
대상 수상자 박준수 작가의 작품은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해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한다. 작품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은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고, 작가의 개인적 경험은 건축적으로 재구성돼 관람객은 기억의 여러 모습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최우수상 수상자 박성호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방으로 초대하는 작품들은 사물과 패턴, 표면의 질감을 통해 일상적 공간이 회화적으로 조직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작품은 시선의 이동과 관계의 형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돼 개인의 생활 공간도 새로운 감각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박성호 작가의 작품 ‘나의 새로운 방’. 사진=벗이미술관
이 외에도 환상적인 색채와 형상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현실적 세계를 구축한 권라빈 작가,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로 인물의 개성과 회화적 행위의 에너지를 드러낸 정장우 작가, 안정된 구도와 절제된 조형 감각을 바탕으로 여행에 대한 동경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이재형 작가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벗이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아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벗이미술관이 오는 3월 1일까지 관내 전시 공간 ‘갤러리벗이’에서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5년 제9회 벗이미술제를 통해 선정된 다섯 명의 수상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으로,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구축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벗이미술제'는 2016년부터 벗이미술관이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시각예술 공모전으로, 제도권 밖에서 발현되는 창작 세계를 조명해 왔다.
이번 수상작 전시는 선정된 다섯 명의 작가(박준수·박성호·권라빈·이재형·정장우)가 각자의 삶에서 길어 올린 기억과 감각, 경험을 서로 다른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 작업들을 한자리에 소개한다.
대상 수상자 박준수의 작품 '환희의 순간'ⓒ벗이미술관
대상 수상자 박준수는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하며,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한다. 그의 회화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은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며, 개인의 경험을 건축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큐레이터는 “이번 수상작 전시는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안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그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람료는 무료며, 자세한 사항은 벗이미술관 홈페이지(www.versi.co.kr)를 참고하면 된다.
오혜재 독학예술가, 작가 (haejaedebbieoh@gmail.com) | 입력 2025.12.25 12:58 수정 2025.12.26 22:11
1920년대 초 유럽에서는 정신의학을 계기로 제도권 밖의 창작 활동에 대한 관심이 형성되었다. 정신과 의사들은 정신질환자들의 미술 작품을 관찰하며 치료와 이해의 가능성을 모색했고, 이는 비주류 예술 개념의 출발점이 되었다.
1945년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Jean Dubuffet)는 이러한 창작을 ‘아르 브뤼’(Art Brut)라 명명하며, 교육과 제도에서 벗어난 예술의 가치를 분명히 했다. 1972년에는 영국의 예술학자 로저 카디널(Roger Cardinal)이 이를 ‘아웃사이더 아트’(Outsider Art)로 번역·확장했다. 이후 독학 예술(Self-taught Art), 민속 예술(Folk Art), 나이브 아트(Naïve Art) 등으로 비주류 예술의 개념은 점차 넓어졌다.
아웃사이더 아트는 약 한 세기 동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반면 한국에서 비주류 예술의 입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관련 서적과 담론은 2000년대 이후에야 등장했으며, 양과 깊이 모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늘날 비주류 예술이 정규 미술교육과 제도 밖 창작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었음에도, 국내 인식은 여전히 정신질환자나 장애인의 예술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독학 예술가로서 이러한 현실은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비주류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을 넓히고자, 필자는 2020년대부터 관련 서적을 꾸준히 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자료를 조사하며, 다수의 해외 연구와 출판물이 공통적으로 참고하는 중요한 정보의 원천을 발견했다. 영국의 비주류 예술 전문 잡지 《로우 비전》(Raw Vision)이다.
125호 표지(로우 비전 코리아)
《로우 비전》은 존 마이젤스(John Maizels)가 1989년 창간한 세계 유일의 비주류 예술 전문 잡지다. 초기에는 연 2회로 발행되었으며, 현재는 계간지로 이어지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rawvision.com)에서는 비주류 예술의 개요를 비롯해 작가 아카이브, 멀티미디어 자료, 미술관·갤러리·컬렉션 정보 등 폭넓은 자료를 제공한다. 필자 또한 2024년 저서 『아르 브뤼와 아웃사이더 아트: 그렇게 외부자들은 예술가가 되었다』에 관련 자료를 수록하고자 해당 잡지사에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그리고 2025년, 아시아 최초의 비주류 예술 전문 미술관인 벗이미술관(versi.co.kr)을 통해 《로우 비전 코리아》(Raw Vision Korea)가 발간되면서 한국 독자들도 《로우 비전》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2015년 용인병원유지재단이 설립한 벗이미술관은 아르 브뤼와 아웃사이더 아트를 비롯한 비주류 예술을 소개하며, 관습적인 예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국내외 작가들을 연구·지원하고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25년 11월에 발간된 《로우 비전 코리아》 창간호는 영국 본사의 《로우 비전》 제124호(가을호)를 원문 그대로 소량 제작한 판본이었다. 이어 12월에 발간된 제125호(겨울호)부터는 국문 번역본을 함께 제공하며, 국내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었다. 현재는 《로우 비전 코리아》 편집부를 통해 구입 및 정기구독 신청이 가능하며, 추후 일반 서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로우 비전 코리아》의 발간은 국내 비주류 예술 담론의 지형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를 중심으로 축적되어 온 자료와 논의를 한국어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제도 밖에서 태어난 수많은 이미지와 서사를 통해, 이 잡지는 비주류 예술을 특정 집단의 예외적 사례가 아닌 동시대 미술의 또 하나의 흐름으로 인식하게 하는 유효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혜 기자 ㅣ 2026. 2. 8. 13:40
▲ 벗이미술관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 전경.
벗이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6 1분기 오티즘(autism, 자폐증)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는 서로 다른 감각 구조와 인지 경험으로 상이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작가 7인(권세진, 김병윤, 김수광, 김치형, 박찬흠, 손우진, 이재영)을 소개한다.
전시는 전통 민화의 상징적 질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김병윤의 회화적 실험에서부터 시작한다. 한지 위 수묵채색을 통해 민화 특유의 담백한 운필과 평면적 색채감을 유지하는 그의 작업은 명확한 형태감과 균형 잡힌 화면 구성으로 현대적 미감까지 살려낸다.
박찬흠은 무수한 선의 집적을 통해 특유의 세계를 구축한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드로잉은 대상에 대한 관찰의 깊이와 감정의 밀도를 동시에 드러낸다. 권세진은 도시와 기계의 구조 속에서 발견되는 질서를 회화적 언어로 번역한다. 산업화의 기호들이 단순한 기술적 재현을 넘어, 구조와 감성의 경계에서 재해석된 새로운 시각 장면이다.
▲ 벗이미술관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 전경.
▲ 벗이미술관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 전경.
김치형은 블랙 유머와 서사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기이하고도 매혹적인 세계를 선보인다. 익숙한 현실의 공간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우리가 외면해 온 불안과 공포, 인간 본성의 양면을 드러낸다. 시간과 기억, 세계의 구조를 시각적 질서로 전환하는 손우진은 미세한 도형과 기호, 건축 형태를 조합해 복잡한 질서를 화면 위에 구축한다.
이처럼 전시에 소개된 작업들은 규범적 형식이나 통념적 미술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다. 작가 개개인이 체감해 온 리듬과 흐름이 유일한 구성 원리로 작동해, 전시 공간은 서로 다른 감각적 주파수가 교차하고 반응하는 장이 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장애와 예술, 제도와 표현, 기준과 다양성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전복시켜 사유의 계기를 선사한다. 작가들이 구축한 감각의 언어는 예술이 무엇을 다루고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확장하고, 관람객에겐 감각의 차이를 인지하고 응답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 벗이미술관 기획전 'Enigmatic Senses: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 전경.
전시를 기획한 김유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특정한 감각을 설명하거나 해석하기보다, 서로 다른 감각의 구조가 전시 공간 안에서 나란히 존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며, "작가들의 작업은 감각의 차이를 결핍이나 특이성으로 규정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또 하나의 유효한 방식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4월 19일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1만원이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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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이미술관, 다섯 작가의 '삶'과 '조형 언어'를 사유하다
벗이미술관은 오는 3월 1일까지 전시 공간 '갤러리벗이'에서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제9회 벗이미술제를 통해 선정된 다섯 명의 수상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으로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로 구축된 회화 작업을 조명한다.
벗이미술관은 작가들의 고유한 실천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 만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왔으며 올해 공모에서는 안정된 조형성과 정합성을 잘 표현한 작품을 선정했다.
이번 전시는 다섯 작가의 삶에서 길어 올린 기억과 감각, 경험을 서로 다른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 작업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대상 수상자 박준수는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해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을 교차한다. 그의 회화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은 기억의 단편을 시각화하며 경험을 건축적으로 재구성한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성호는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방'에서 출발한다. 사물과 패턴, 표면의 질감을 통해 일상적 공간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그의 작품은 시선의 이동과 관계 형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되는 장으로 기능한다.
권리빈은 환상적인 색채와 형상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서있는 초현실적 세계를 구축하며 내면의 정서와 교차하는 시각적 공간을 형성한다.
정장우는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로 인물의 개성과 회화적 에너지를 전면에 드러내 역동적인 감각을 확장시킨다.
이재형은 안정된 구도와 절제된 조형 감각 위에 여행에 대한 동경을 회화적으로 더하며 이국적 풍경을 내면의 감각과 태도를 매개하는 장으로 활용한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큐레이터는 “이번 수상작 전시는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안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그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신경다양성 작가가 그리는 경계 너머의 예술세계
함승태 기자
벗이미술관이 새해를 맞아 특별한 예술적 만남을 준비했다. 벗이미술관은 3월 1일까지 갤러리벗이(처인구 양지면)에서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연다. 전시는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구축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박성호, 나의 새로운 방, 2022, Oil on canvas, 90.9×72.7cm
‘벗이미술제’는 2016년부터 벗이미술관이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해 온 시각예술 공모전이다. 제도권 밖에서 발현되는 창작 세계를 조명해 온 미술제는 작가 개인의 고유한 실천이 관람객과 만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 됐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공모에서는 안정된 조형성과 작업의 정합성을 보여준 작가 다섯 명이 선정됐다. 전시는 이들이 각자 삶에서 길어 올린 기억과 감각, 경험을 서로 다른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대상을 수상한 박준수 작가는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하며,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했다. 그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은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며, 개인의 경험을 건축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최우수상 수상자 박성호 작가는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방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사물과 패턴, 표면의 질감으로 일상적 공간을 회화적으로 풀어냈다. 화면 속 공간은 시선의 이동과 관계의 형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되는 장으로 기능하며, 개인의 생활 공간이 새로운 감각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이들 외에 대담한 색조와 비현실적 이미지의 결합은 감상자를 화면 안으로 깊이 끌어들인 권라빈,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로 인물의 개성과 회화적 행위의 에너지를 전면에 드러낸 정장우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재형 작가는 안정된 구도와 절제된 조형 감각을 바탕으로 여행에 대한 동경을 회화적으로 풀어냈다.
이 전시는 벗이미술관이 신경다양성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지해 온 시간과 작가들이 쉼 없이 이어 온 작업의 축적이 맞닿아 있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확장된 작가들의 시간은 전시 공간 안에서 교차하며 화면의 분할과 공간의 재편, 감각의 조직을 통해 다층적인 회화적 풍경을 이룬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큐레이터는 “공모전으로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안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그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문의 벗이미술관 031-333-2114)
출처 : 용인시민신문(https://www.yongin21.co.kr)
벗이미술관,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 개최
이준도 기자
2026. 1. 11. 13:00
용인 벗이미술관은 오는 3월 1일까지 관내 전시 공간 갤러리벗이에서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열린 제9회 벗이미술제에서 수상한 5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으로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풀어낸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벗이미술제'는 지난 2016년부터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원해 온 시각예술 공모전으로, 지난 공모에서는 안정된 조형성과 작업의 정합성을 보여준 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했다.
박준수 작가의 작품 '환희의 순간. 사진=벗이미술관
대상 수상자 박준수 작가의 작품은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해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한다. 작품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은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고, 작가의 개인적 경험은 건축적으로 재구성돼 관람객은 기억의 여러 모습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최우수상 수상자 박성호 작가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방으로 초대하는 작품들은 사물과 패턴, 표면의 질감을 통해 일상적 공간이 회화적으로 조직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작품은 시선의 이동과 관계의 형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돼 개인의 생활 공간도 새로운 감각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박성호 작가의 작품 '나의 새로운 방'. 사진=벗이미술관
이 외에도 환상적인 색채와 형상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현실적 세계를 구축한 권라빈 작가,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로 인물의 개성과 회화적 행위의 에너지를 드러낸 정장우 작가, 안정된 구도와 절제된 조형 감각을 바탕으로 여행에 대한 동경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이재형 작가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벗이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안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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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라빈, 깊은 바다의 날개. 벗이미술관 제공
아시아 최초로 아웃사이더 아트를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는벗이미술관(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이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선보이고 있다.
‘벗이미술제’는 2016년부터 미술관이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원해 온 것으로 이번 전시회에선 지난해 제9회 벗이미술제를 통해 선정된 다섯 명의 수상 작가가 참여한다.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구축된 회화 작업을 마주하게 된다.
대상 수상자 박준수는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하며,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한다. 그의 회화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에선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며, 개인의 경험을 건축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탐구할 수 있다.
최우수상 수상자 박성호는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방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사물과 패턴, 표면의 질감을 통해 일상적 공간을 회화적으로 조직한다. 화면 속 공간은 정적인 배경이 아니라, 시선의 이동과 관계의 형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되는 장으로 기능하며, 개인의 생활공간이 새로운 감각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알린다.
권라빈은 환상적인 색채와 형상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현실적 세계를 구축한다. 대담한 색조와 비현실적 이미지의 결합은 감상자를 화면 안으로 깊이 끌어들이며, 상상과 내면의 정서가 교차하는 시각적 공간을 마주하게 한다.
정장우, 바스키아. 벗이미술관 제공
정장우는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로 인물의 개성과 회화적 행위의 에너지를 전면에 드러냈다. 과장된 몸짓과 거침없는 붓질은 화면에 즉각적인 생동감을 부여하며, 일상적인 장면에 유희적 긴장과 리듬을 형성한다.
이재형은 안정된 구도와 절제된 조형 감각을 바탕으로 여행에 대한 동경을 회화적으로 풀어낸다. 작가가 마주하고자 하는 이국의 풍경은 작업의 출발점이 되며, 각 장소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정서는 이미지 구성의 단서로 작용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은 화면 전반에 정서적 균형과 시각적 안정성을 형성하며, 관람객이 작가가 구축한 회화적 공간 안에서 감상의 흐름을 따라 사유하도록 유도한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큐레이터는 “이번 수상작 전시는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안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그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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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이미술관은 2026년 1분기 기획전 《Enigmatic Senses :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를 개최한다. 전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를 지닌 일곱 명의 작가가 각자의 고유한 감각 경험을 토대로 구축한 시각적 세계를 선보인다.
본 전시는 ‘낯선 감각’을 비일상의 환상이나 특이한 경험으로 환원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전환되는 지점, 즉 인식의 층위가 다층적으로 열리는 사유의 장으로 조명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서로 다른 감각 구조와 인지 경험을 바탕으로 각기 상이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전통적 도상을 현대적 색채로 재해석하는 회화적 실험, 반복적 선의 축적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작업, 자연의 패턴과 내면의 정서를 긴밀히 연결하는 구성, 도시와 기계 구조를 분석적으로 분해하는 접근 등이 전시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동물의 형상을 색과 패턴으로 확장하거나, 복잡한 도식 속에서 기억과 질서를 탐색하는 작업은 개인의 인지 경험이 어떻게 시각적 구조로 조직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작업은 규범적 형식이나 통념적 미술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다. 작가 개인이 체감해온 리듬과 흐름이 작업의 유일한 구성 원리로 작동하며, 전시 공간은 서로 다른 감각적 주파수들이 교차하고 반응하는 장으로 전환된다. 관람자는 이 과정 속에서 감각의 충돌과 접속을 경험하며,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전반을 다시 사유하게 된다.
벗이미술관 기획전《Enigmatic Senses :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이 1월 23일부터 4월 19일까지 열린다.
벗이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장애와 예술, 제도와 표현, 기준과 다양성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다시 사유하고자 한다. 작가들이 구축한 감각의 언어는 예술이 무엇을 다루고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확장하며, 관람자에게는 감각의 차이를 인지하고 응답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또한 우리가 세계를 읽는 방식이 결코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감각의 다양성이 열어 보이는 또 다른 인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유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특정한 감각을 설명하거나 해석하기보다, 서로 다른 감각의 구조가 전시 공간 안에서 나란히 존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며, “작가들의 작업은 감각의 차이를 결핍이나 특이성으로 규정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또 하나의 유효한 방식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1월 23일부터 4월 19일까지 벗이미술관( 처인구 양지면 학촌로 53번길 4)에서 개최하며, 관련 문의는 미술관에 전화하면 된다.
출처 : 용인일보(http://www.yonginilbo.co.kr)
자폐 스펙트럼 작가 7인이 펼치는 감각 인식의 확장
권세진, 〈 Land Rover Range Rover. BTTF Equipment Refurbished 〉, 2024, 캔버스에 아크릴 &펜, 53.0 x 72.7cm
벗이미술관은 2026년 1분기 기획전 《Enigmatic Senses :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를 개최한다. 전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를 지닌 일곱 명의 작가가 각자의 고유한 감각 경험을 토대로 구축한 시각적 세계를 선보인다. 본 전시는 ‘낯선 감각’을 비일상의 환상이나 특이한 경험으로 환원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전환되는 지점, 즉 인식의 층위가 다층적으로 열리는 사유의 장으로 조명한다.
김병윤, 〈일월오봉도〉, 2024, 한지 위 수묵채색, 90.9 x 72.7cm
김수광, 〈정글에 간 무지개 코끼리〉, 2023, 캔버스에 아크릴, 73 x 53.5cm
김치형, 〈물고기와 바닷속〉, 2025, 종이에 마커, 45 x 30cm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서로 다른 감각 구조와 인지 경험을 바탕으로 각기 상이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전통적 도상을 현대적 색채로 재해석하는 회화적 실험, 반복적 선의 축적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작업, 자연의 패턴과 내면의 정서를 긴밀히 연결하는 구성, 도시와 기계 구조를 분석적으로 분해하는 접근 등이 전시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동물의 형상을 색과 패턴으로 확장하거나, 복잡한 도식 속에서 기억과 질서를 탐색하는 작업은 개인의 인지 경험이 어떻게 시각적 구조로 조직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작업은 규범적 형식이나 통념적 미술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다. 작가 개인이 체감해온 리듬과 흐름이 작업의 유일한 구성 원리로 작동하며, 전시 공간은 서로 다른 감각적 주파수들이 교차하고 반응하는 장으로 전환된다. 관람자는 이 과정 속에서 감각의 충돌과 접속을 경험하며,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전반을 다시 사유하게 된다.
박찬흠, 〈별고을〉, 2022, 캔버스에 아크릴, 80.3 x 116.7cm

손우진, 〈사랑해〉, 2024, 종이판넬에 혼합재료, 72.7 x 90.9cm
이재영, 〈마음의 숲-1〉, 2025, 캔버스에 혼합매체, 72.7 x 72.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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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이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장애와 예술, 제도와 표현, 기준과 다양성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다시 사유하고자 한다. 작가들이 구축한 감각의 언어는 예술이 무엇을 다루고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확장하며, 관람자에게는 감각의 차이를 인지하고 응답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Enigmatic Senses : 낯선 감각의 세계에서》는 우리가 세계를 읽는 방식이 결코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감각의 다양성이 열어 보이는 또 다른 인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유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특정한 감각을 설명하거나 해석하기보다, 서로 다른 감각의 구조가 전시 공간 안에서 나란히 존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며, “작가들의 작업은 감각의 차이를 결핍이나 특이성으로 규정하지 않고, 세계를 인식하는 또 하나의 유효한 방식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출처 : artworldnews(https://www.artworldnews.co.kr)
용인 벗이미술관은 오는 3월 1일까지 관내 전시 공간 갤러리벗이에서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개최한 제9회 벗이미술제에서 수상한 5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으로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풀어낸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벗이미술제’는 지난 2016년부터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원해 온 시각예술 공모전으로, 지난 공모에서는 안정된 조형성과 작업의 정합성을 보여준 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했다.
박준수 작가의 작품 ‘환희의 순간. 사진=벗이미술관대상 수상자 박준수 작가의 작품은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해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한다. 작품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은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고, 작가의 개인적 경험은 건축적으로 재구성돼 관람객은 기억의 여러 모습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최우수상 수상자 박성호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방으로 초대하는 작품들은 사물과 패턴, 표면의 질감을 통해 일상적 공간이 회화적으로 조직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작품은 시선의 이동과 관계의 형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편돼 개인의 생활 공간도 새로운 감각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박성호 작가의 작품 ‘나의 새로운 방’. 사진=벗이미술관이 외에도 환상적인 색채와 형상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현실적 세계를 구축한 권라빈 작가,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로 인물의 개성과 회화적 행위의 에너지를 드러낸 정장우 작가, 안정된 구도와 절제된 조형 감각을 바탕으로 여행에 대한 동경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이재형 작가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벗이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아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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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이미술관, 신경다양성 예술가 조명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 | 입력 2026.01.09 12:18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벗이미술관이 오는 3월 1일까지 관내 전시 공간 ‘갤러리벗이’에서 '제9회 벗이미술제 수상작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5년 제9회 벗이미술제를 통해 선정된 다섯 명의 수상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으로,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고유한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구축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벗이미술제'는 2016년부터 벗이미술관이 국내 장애예술인의 전시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시각예술 공모전으로, 제도권 밖에서 발현되는 창작 세계를 조명해 왔다.
이번 수상작 전시는 선정된 다섯 명의 작가(박준수·박성호·권라빈·이재형·정장우)가 각자의 삶에서 길어 올린 기억과 감각, 경험을 서로 다른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 작업들을 한자리에 소개한다.
대상 수상자 박준수의 작품 '환희의 순간'ⓒ벗이미술관
대상 수상자 박준수는 기억 속 풍경과 장면을 입방형 구조로 분할하며, 시간의 층위와 개인적 경험이 교차하는 서사적 공간을 구성한다. 그의 회화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색면의 배열은 기억의 단편을 시각적으로 조직하며, 개인의 경험을 건축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서 큐레이터는 “이번 수상작 전시는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작가 개개인의 실천이 하나의 전시적 맥락 안에서 다시 호명되는 자리”라며, “회화가 지닌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과 그 지속성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람료는 무료며, 자세한 사항은 벗이미술관 홈페이지(www.versi.co.kr)를 참고하면 된다.
뉴스 원문 (에이블뉴스 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7730)
[추천 도서] 《로우 비전 코리아》 제도 밖 예술, 한국어로 들어오다
오혜재 독학예술가, 작가 (haejaedebbieoh@gmail.com) | 입력 2025.12.25 12:58 수정 2025.12.26 22:11
1920년대 초 유럽에서는 정신의학을 계기로 제도권 밖의 창작 활동에 대한 관심이 형성되었다. 정신과 의사들은 정신질환자들의 미술 작품을 관찰하며 치료와 이해의 가능성을 모색했고, 이는 비주류 예술 개념의 출발점이 되었다.
1945년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Jean Dubuffet)는 이러한 창작을 ‘아르 브뤼’(Art Brut)라 명명하며, 교육과 제도에서 벗어난 예술의 가치를 분명히 했다. 1972년에는 영국의 예술학자 로저 카디널(Roger Cardinal)이 이를 ‘아웃사이더 아트’(Outsider Art)로 번역·확장했다. 이후 독학 예술(Self-taught Art), 민속 예술(Folk Art), 나이브 아트(Naïve Art) 등으로 비주류 예술의 개념은 점차 넓어졌다.
아웃사이더 아트는 약 한 세기 동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반면 한국에서 비주류 예술의 입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관련 서적과 담론은 2000년대 이후에야 등장했으며, 양과 깊이 모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늘날 비주류 예술이 정규 미술교육과 제도 밖 창작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었음에도, 국내 인식은 여전히 정신질환자나 장애인의 예술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독학 예술가로서 이러한 현실은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비주류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을 넓히고자, 필자는 2020년대부터 관련 서적을 꾸준히 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자료를 조사하며, 다수의 해외 연구와 출판물이 공통적으로 참고하는 중요한 정보의 원천을 발견했다. 영국의 비주류 예술 전문 잡지 《로우 비전》(Raw Vision)이다.
125호 표지(로우 비전 코리아)
《로우 비전》은 존 마이젤스(John Maizels)가 1989년 창간한 세계 유일의 비주류 예술 전문 잡지다. 초기에는 연 2회로 발행되었으며, 현재는 계간지로 이어지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rawvision.com)에서는 비주류 예술의 개요를 비롯해 작가 아카이브, 멀티미디어 자료, 미술관·갤러리·컬렉션 정보 등 폭넓은 자료를 제공한다. 필자 또한 2024년 저서 『아르 브뤼와 아웃사이더 아트: 그렇게 외부자들은 예술가가 되었다』에 관련 자료를 수록하고자 해당 잡지사에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그리고 2025년, 아시아 최초의 비주류 예술 전문 미술관인 벗이미술관(versi.co.kr)을 통해 《로우 비전 코리아》(Raw Vision Korea)가 발간되면서 한국 독자들도 《로우 비전》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2015년 용인병원유지재단이 설립한 벗이미술관은 아르 브뤼와 아웃사이더 아트를 비롯한 비주류 예술을 소개하며, 관습적인 예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국내외 작가들을 연구·지원하고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25년 11월에 발간된 《로우 비전 코리아》 창간호는 영국 본사의 《로우 비전》 제124호(가을호)를 원문 그대로 소량 제작한 판본이었다. 이어 12월에 발간된 제125호(겨울호)부터는 국문 번역본을 함께 제공하며, 국내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었다. 현재는 《로우 비전 코리아》 편집부를 통해 구입 및 정기구독 신청이 가능하며, 추후 일반 서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로우 비전 코리아》의 발간은 국내 비주류 예술 담론의 지형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를 중심으로 축적되어 온 자료와 논의를 한국어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제도 밖에서 태어난 수많은 이미지와 서사를 통해, 이 잡지는 비주류 예술을 특정 집단의 예외적 사례가 아닌 동시대 미술의 또 하나의 흐름으로 인식하게 하는 유효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 원문 (컬처램프 https://www.culturelamp.kr/news/articleView.html?idxno=2988)